강원도 고성군 유명 물회집

 

여름이 되면 찾게 되는 대표적인 음식중의 하나가 물회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에는 별생각이 없다가도 여름이 되어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강원도라도 찾게 되면 일정중에 한두번은 반드시 물회를 먹어야만 하는 기본코스 처럼 되어 있죠. 사실 저는 해산물을 그리 즐기지 않기 때문에 바닷가를 가더라도 회한접시 먹고 오면 그만인데, 상대적으로 해산물을 좋아하는 집사람은 회도 좋아하고 낙지, 쭈꾸미 이런거에 좋아라하고, 여름이 되면 노상 물회먹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삽니다. 해서 항상 강원도에 놀러라도 가게 되면 가는 지역 물회잘하는 집을 매번 폭풍검색해서 찾게 됩니다. 정말 잘하는 집을 발견했더라도 또 어디 잘하는데 없나 하는 호기심에 후기 좋은 집을 찾아다니곤 하는데, 이 재미도 괜찮습니다.

 

저는 물회맛을 알게 된것이 강원도나 바닷가에서가 아니라 회사생활하면서 서울 종로한복판의 회식자리에서 였습니다. 원체 해산물과 거리가 있는 편이라 어떻게 안그래도 비릴수 있는 회를 그것도 다양하게 물에 빠뜨려서 먹나 하는 약간의 거부감까지도 갖고 있었죠. 게다가 멍게나 해삼, 요런거는 잘 못먹어요. 그러니 이런거 왕창들어있는 물회를 굳이 찾아서 먹을 일이 없었던 것이지요. 한데 종로에 근사한 횟집에서 회식을 하는데 마무리로 물회를 시키더군요. 물론 한참된 오래전 얘기입니다. 술도 거나하게 들어갔겠다 호기롭게 한그릇 받아들고 맛을 봤는데, 오호라 이게 신세계 이더군요. 해산물을 물에 빠뜨려놨으니 비릴거라 생각했는데, 새콤 달콤 매콤한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국물에, 얼음물에 들어 있으니 더욱 탱탱하고 쫄깃거리는 먹기 좋게 썰어진 회와 다양한 채소의 아삭거리는 식감, 거기에 소면까지 말아서 후루룩하는 재미까지 이거 횟집 종합선물세트 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여름에 휴가갈때 저는 적극적으로 맛집을 찾아다니게 되었죠.

 

근데 이 물회가 재미있는것이 강원도와 포항식이 완전 다르고, 더 멀리 바다를 건너가면 제주식이 또 달라진다고 하죠. 그중 가장 독특한 전통적인 제주물회는 회에 날된장과 보리밥을 발효시켜 만든 쉰다리 식초라는 것을 이용해서 새콤한 맛을 내고, 기호에 따라 다진 마늘과 풋고추, 제피나무 잎을 넣어 매운 맛을 낸다고 합니다. 제주식 양념장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 같은 전통 방식의 물회가 다소 비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고추장을 넣어 새콤달콤하게 만드는 강원도식 물회가 워낙 대중화되어서, 요즘은 제주에도 전통 방식보다 관광객의 입맛에 맞춰 고추장 베이스의 물회가 더 많은 편이라도 합니다. 저는 이런것이 정말 문제인거 같아요. 아니 싫으면 안먹으면 되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이 싫다고 지역의 전통을 무시하는 관광객이 그렇고, 그저 그런 관광객의 입맛에 맞추려고들만 한다니요, 모르긴해도 강원도식 물회라는 것도 전통적인 방식은 아니고 도시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지금과 같은 모양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전통방식의 육지식 물회가 포항의 물회가 아닐까 하는 거죠. 포항에 계신분들은 강원도식의 새콤 달콤 매콤한 국물이 부어져서 나오는 물회를 개량물회라고 하더군요. 원래 그분들이 말하는 물회는 뱃사람들이 배위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요량으로 숭숭썰은 갓 잡은 회에 고추장을 넣고 비벼서 먹다가 물을 붓고 밥까지 말아서 한끼 해결하던데서 유래한 것이 랍니다. 그래서 포항에서 물회를 전통적으로 조리하는 물회집은 아직도 채소와 회를 썰어서 그냥 고추장에 비벼 먹다가 맹물을 부어서 밥을 말아 먹는 예전의 뱃사람들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토박이 분들도 그런 물회를 더 선호하신다고 하네요. 포항에서 다음블로거로 유명하신 혀기곰님의 블로거를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http://blog.daum.net/hsojsh 이분은 포항에서 오래 사신 분인데 직접 요리도 잘하시고 맛집소개도 맛깔나게 소개하시는 분인데 요즘 활동을 안하셔서 많이 허전합니다만, 아직 이분 모르시는 분은 저 주소로 들어가셔서 경주나 포항의 맛집과 그쪽 음식들의 향연에 빠져보셔도 괜찮을 거라 추천합니다.

 

자! 그럼 이번에 소개할 강원도 고성에 있는, 물회집 이야기 한번 해볼께요. 저희는 강원도 고성을 일년에 두번을 무조건 찾습니다. 여름에 다른곳으로 휴가를 가더라도 여름 시작전이나 직후에 한번은 꼭 가고요, 겨울철에 한번 더 갑니다. 숙소도 항상 동일합니다.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콘도인 금강산 콘도에 묵습니다. 가격도 정말 저렴하거니와 콘도전용 해변도 있고 한적하고 고요하기까지 해서 번잡한거 싫어하는 저희 가족들에는 안성맞춤인 숙소이지요. 물론 오래되어서 시설이 조금은 낙후되어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지만, 하도 다녀서 우리집처럼 익숙해서 별문제 되지 않거든요.

 

강원도 금강산콘도를 가기위해서는 한계령을 넘어서 황태의 고장 용대리를 거쳐 거진항 가진항 이렇게 속초위의 명소들을 지나게 되는데, 오늘 소개하는 물회집은 가진항에 있는 곳입니다. 주인장 성함이 이성업 이라는 분이신가봅니다. 간판에 본인의 이름과 사진을 떡하니 박아봐서 왠지 믿음이 팍팍가는 집인데요, 역시 후기가 좋아서 방문하게 되었죠. 사진은 작년에 갔을때의 모습이라 지금은 가격이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강원도의 물회 스타일이 잘게 썬 각종 채소와 해산물이 살얼음 동동 새콤달콤한 육수가 잔뜩 부어져서 나오는 스타일이잖아요. 여기에 자신맛의 비법이라던지 약간의 독특한 방식을 추가해서 내놓게 되는데, 이 집 역시 강원도 물회스타일에 충실한 집입니다.

 

요즘에 속초에서는 여럿이 가서 물회를 시켜도 개인그릇에 1인분으로 따로 주는 집들도 많던데, 이 집은 예전처럼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주고 각자 덜어먹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이 양도 더 푸짐해보이고 같이 먹는 한국식사 문화와도 잘 맞는거 같은데, 1일분씩 따로 나오는 모습은 양도 적어보이기도 하고 그리 정도 없어서 보여서 저는 별로 이더군요. 그리고 한창 성수기때에 속초의 물회집을 가면 워낙에 손님들도 많이 오곤 하니까 그렇겠지만, 어린 학생들을 잔뜩 아르바이트로 고용해서 공장의 물건 찍어내듯이 손님들을 응대하고, 그런 분위기에서 손님들도 역시 기계적으로 먹고는 후다닥 나오고, 맛을 느끼고 그 바닷가의 정취를 느끼고 하기는 애저녁에 물건너 간 상황이 연출되는데요.

 

이 집은 속초의 대규모 해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왁자지껄한 식당가와도 전혀 거리가 먼 작은 가진항구 한적한 바닷가 앞에 위치 하고 있어서, 손님이 그렇게 많지않고, 바로 앞의 바다를 천천히 보면서 물회맛도 제대로 즐기기에 너무 좋은 집입니다. 

 

 

 

 

 

 

그리고 곁들여 나오는 꽁치구이도 신선하고 바로 구워서 주니 너무 좋더라구요. 말아먹으라고 주는 국수도 오래전에 삶아서 다 퍼진 면도 아니고, 물회 싫어하는 딸내미를 위한 회덮밥도 싱싱한 회가 듬뿍 들어 있어서 아주 괜찮았습니다. 가게도 좋고 경치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맛도 훌륭하고, 다 좋은데 물회를 받아들고서 국물을 한 수저하는데 아니 이런! 왜 사이다 맛이 나지요. 대부분의 물회집이 톡 쏘는 맛과 달콤한 맛을 위해 몰회육수에 사이다를 첨가하기는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극히 인공적인 단맛과 인공적인 청량함을 주는 사이다 같은 이물질을 넣는다는 것은 이미 맛집하고는 거리가 멀어지는게 아닌가 하는데요. 이것도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개중에는 사이다가 들어가야 물회지 하시는 분들도 물론 많이 계시겠지요. 하지만 사이다를 넣어서 물회가 맛있다는 분들은 집에서 개인적으로 만들어 먹을 때 취향껏 넣어서 드시면 될일이지. 기껏 먼거리를 일부러 찾아와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에 와서 그 가게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다는 그 비싼 물회를 먹는데 그 속에서 싸구려 사이다 맛이 느껴진다면 그건 아니지 않나요. 제가 예민한거 맞습니다. 예민하기 때문에 제댜로 정석대로 기본을 지키는 집들을 찾았을 때의 기쁨 또한 아주 큽니다. 무조건 인터넷에 후기가 좋다고 반드시 맛집은 아니잖아요. 처음에는 기본을 지키면서 정성을 다하다가 손님들이 많아지고 입소문이 나면서 그냥 놔둬도 잘 굴러가니 이런 저런 편법들을 쓰기 시작하고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집들이 부지기수 아니던가요. 인터넷 검색이나 한번 하고 밖에 줄 엄청 서있으면 와! 맛집이겠거니 하고 주는 음식 대충먹고서는 맛있다는 블로그나 올려대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는 거지요.

 

혹시나 제가 잘 못느꼈나 싶어서 연거푸 국물만 먹어봤습니다만, 이런 싸구려 인공적인 맛의 사이다로 낸 단맛은 아무리 다른 강한 양념을 사용해서 덮을려고 시도한들, 뒤끝을 타고 넘어가는 기분나쁜 쓴맛이 분명 존재합니다. 천연의 재료로 사이다 보다 훨씬 좋은 단맛을 내는 방법은 정말 많죠, 이런것을 노력해서 찾아낸 집들을 굳이 먼거리를 찾아서 비싼 값을 지불하고 사먹는 것이구요. 물론 이 집 물회 정말 맛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지는 사이다의 맛때문에 저는 먹는내내 정말 힘들었습니다. 계산하고 나오면서도 아니겠지 내가 잘못느꼈겠지 했는데, 차를 몰고 가게를 돌아나오는데 건물사이에  쌓여있는 사이다 박스를 보고선 할말을 잃었습니다. 다신 올일 없겠지요. 아쉽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이니 물회에 사이다가 들어가는게 당연하지 그럼 뭘 넣느냐 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 제 기준에은 그렇습니다.

 

사실 어렵게 찾아간 집이고 집사람 좋아하는 음식인데 까탈스럽게도 군다 할 수 있겠지만, 여타 다른 맛집들에서는 이런 사이다 맛을 느끼지 못한 집들이 많았거든요, 기대 만땅으로 앉았는데 첫입에 사이다가 훅하고 들어오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잖아요. 생활의 달인이나 3대천왕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단맛 하나 내는데 엄청난 재료와 정성과 노력을 들이는 장인들을 보게 되지요. 이런분들이 놀랍거나 대단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지 대충먹는 음식이라면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댓가를 지불하러 오는 손님에게 접대할 음식을 만드는데 그정도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것이 기본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음식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언젠가 식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지요. 이 물회집을 탓할려고 올리는 글은 아닙니다. 물론 정성도 맛도 아주 좋은집이 분명하지만 한가지만 빼고 하셨으면 더욱 훌륭하지 않을까 해서 올린 글이구요. 혹시라도 이런거 전혀 상관없다 하시는 분들은 대만족하실 수 있는 집이 분명합니다.

 

 

물회 소개글입니다.

 

잘게 썬 해산물을 갖은 채소와 함께 양념하여 찬물을 부어 먹는 회 요리로, 경상도와 제주도, 강원도 속초의 향토음식이다. 바다와 인접한 이 같은 지역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회를 맛보는 방법이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그중 물회는 만들기가 비교적 간단한 여름철 별미로, 일이 바쁜 어부들이 쉽게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친 회를 물에 부어 마시듯이 먹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이러한 물회는 1960년대부터 판매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여러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물회에 사용되는 해산물은 오징어, 한치, 해삼, 멍게, 전복, 광어, 농어, 놀래미, 가자미, 우럭, 자리돔 등이 있다. 그중 ‘오징어물회’는 오징어가 특산품인 강원도 지역에서 주로 먹는 물회이며, 제주도에서만 어획할 수 있는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물회’는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또, 물회는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 경상남도와 제주도에서는 된장으로 양념을 하는 것이 기본이고, 경상북도와 강원도 지역에서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하여 양념을 한다. 강원도의 물회에는 식초가 첨가되어 새콤한 맛이 강하다.

경상도의 물회는 싱싱한 생선의 살을 발라 얇게 채 썬 뒤, 그릇에 옮겨 담는다. 마찬가지로 채 썬 배, 당근, 오이, 양파를 생선 위에 올린다. 고추장이나 된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설탕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그릇에 담아 고루 비비고 찬물을 붓는다. 그 위에 잘게 썬 파와 김을 얹어 말아 먹는다.

제주도의 물회는 주로 자리돔을 이용하여 만드는데, 얇게 채 썬 자리돔 및 생선의 살을 그릇에 올리고 그 위에 채 썬 양파와 배, 어슷하게 썬 고추, 부추, 초피 잎, 된장, 고추장, 참기름, 통깨를 넣고 버무린 뒤, 찬물을 부어 먹으면 된다.

강원도의 물회는 주로 오징어를 이용하여 만들며, 오징어 및 생선은 껍질을 벗긴 뒤 깨끗이 씻고 잘게 채 썬다. 고추장, 다진 마늘, 다진 파, 설탕, 식초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고, 오이, 양파, 당근 등을 채 썬다. 그릇에 재료를 한 데 담고 무친 뒤 물을 부어 먹는다.

주재료인 해산물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 함량이 낮아 체중조절 시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 DHA가 풍부하여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예방은 물론 노인 건강에도 이롭다.

[네이버 지식백과] 물회 [Cold Raw Fish Soup] (두산백과)

 

포항물회

한국의 땅을 한반도라 하는 것은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옛 사람들은 바다에서 생선을 잡았으며, 따라서 오래 전부터 생선회를 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생선회처럼 생선의 살을 곱게 발라 별미로 먹을 형편은 못 되었을 것이다. 한반도 역사상 온 민족이 굶지 않게 된 것이 기껏 4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논밭이 없는 어촌이 농촌보다 더 가난했다는 옛 사람들의 증언을 근거로 하면, 바닷가 사람들은 끼니 때우는 일도 버거웠을 것이다. 그러니 생선회는 별식이 아니라 끼니로 먹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쉽게 할 수 있다. 집안에 항상 있는 양념은 된장, 고추장, 간장 따위일 것이니 생선살을 발라 이런 장류에 찍거나 비벼 먹었을 것이다. 여름이면 텃밭의 푸성귀를 더하였을 것이다. 더운 날에는 여기에 찬물을 부어 벌컥벌컥 들이켜듯 먹었을 것이다. 그 음식을 요즘은 물회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항 물회 - 한민족 전통의 생선회 (팔도식후경)